어느 날 내 방 창가로 앵무새가 찾아온다
꿈속에서 그대의 속내를 짚어내는 오후가 저문다
앵무새의 꿈속에서 다시
내 삶이, 내 삶이라 생각했던
그대의 하루가 밝는다
그대는 시를 쓴다 잠들기 전
앵무새는 그대가 쓴 시를 암송한다
어느 날 꿈속에서 그대의 죽음을 읽어내는 밤
내 삶이 내 삶이라 생각했던
그대가 더 이상 파닥거리길 멈출 때
내 방 창가로 다시 앵무새가 찾아온다
앵무새는 기억에 가물가물한 시구를 암송한다
빛살로 가득한 앵무새 프리즘 주단을 걷듯
빛살 가득 물든 손가락을 펼처
이 시는 그대에게로 날려 보내는
내 마지막 앵무새
그대가 그대의 삶이라 생각했던
앵무새가 숨을 헐떡일 때
나는 노래한다
[출처] 신동욱 시인의 시 '앵무새는 노래한다'|작성자 시를 읽는 아침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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